사이의 몸들

신종훈 개인전: 번져가는 형상들

2026.07.22(수) 

경계가 없는

"사람같기도 하고, 돌멩이 같기도 하고, 동물 같기도한"

전시장 곳곳에는 사람인 듯하면서도 다른 존재를 마주한 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들이 놓여있습니다. 의자에 앉아있는 인물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의자와 인물의 경계를 희미해지고 형태 역시 또렷하지 않습니다. 부풀어 오른 덩어리처럼 보이는 작품도 있고, 형상을 깎아내 두께를 줄인 작품도 있습니다. 사람의 형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그 모습은 사람과 사물,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쉽게 이름 붙일 수 없는 존재처럼 다가옵니다. 

인체를 사실적으로 재현해온 신종훈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는 그 형태를 점차 흐리거나 뭉개며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넘나듭니다. 


"실재는 추상에 들러붙어 있고, 추상은 실재의 한편에서 자라고 있다. 

그렇기에 추상은 실재 속에서 발견되고, 추상의 언저리에서 실재가 불현듯 나타난다" 

이 문장처럼 그의 작품은 실재와 추상이 서로 스며드는 경계에서 새로운 형상을 만들어냅니다. 

연약한

작가는 인간을 단단한 존재가 아닌 언제든 흔들리고 무너질 수 있는 존재로 바라봅니다. 


"내가 느끼는 사람은 이렇게 단단해 보이지 않는데
뭔가 흐트러질 것 같은 긴장감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재료들로는 표현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많이 가졌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쓰는 단단한 재료가 아닌 연약한 재료의 물성에 기대어 사람을 표현하는 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모두 '내가 느끼는, 인간의 연약하면서도 형상을 유지하는 긴장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 중에 선택한 재료들이었다.

-작가 신종훈과의 인터뷰 중(아트스페이스 카고), 2025 -

신종훈, 이한솔 -09, 지점토, 2026
신종훈, 이한솔 -09, 지점토, 2026

그의 작품은 단단한 조각이라기보다 금방이라도 형태가 변할 것 같은 긴장감을 품고 있습니다.

무너지지 않으려 애쓰는 인간의 연약함과 그럼에도 자신의 형상을 유지하려는 힘이 작품안에 공존하는 듯합니다.

작품 앞에 섰을 때, 한 번 이런 질문을 떠올려 보세요. 

"이 존재는 과연 무엇일까?"

사람일 수도, 동물일 수도, 아니면 또 다른 무언가일 수 있는 모호한 경계에서 여러분은 어떤 이름을 붙이게 될까요?


조각은 안에서 안으로 들어간다. 

더 깊은 안으로 들어가며, 형체가 더 이상 남아있기 힘든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 

한 단계 들어갈 때마다 표면은 더 부드럽게 그리고 더 완만하게 굴곡지고, 

이리저리 굽이치는 회색빛 흐름에도 변화가 생긴다. 

주름들은 표면에서 일렁이고, 몸의 끝자락은 멍울로 맺힌다. 

왜소해지는 머리 아래로 목이 어깨를 향해 미끄러질 때, 

조각에서 모델의 몸은 서서히 희미해진다.

조각은 점차 어떤 자세나 이름 붙일 수 있는 각각의 부위가 아니라 

어떤 물질의 공간이 되고, 결국에는 사람의 몸과는 상관없는 추상의 덩어리가 된다. 

출처:

1. 김종영 미술관, <유상우 개인전: Blue Wall> 전시 서문, 2026



  편집: 정란근(ddoingnow@gmail.com)

<신종훈: 번져가는 형상들>


🔆 전시기간 :  2026년 7월 3일 - 8월 23일

🔆 전시장소 :   김종영 미술관

🔆 관람 시간:  화-일 10:00-18:00(월 휴관)

🔆 공간 접근성: 여닫이 출입문, 구간별 계단 있음, 공간 안 턱 없음 , 엘리베이터 있음

🔆 입장료: 무료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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