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집, 침대와 같은 익숙한 일상의 공간과 밤하늘, 우주를 떠올리게 하는 초월적 공간이 한 화면 안에서 공존하며 낯설고도 친밀한 감각을 만들어냅니다. 여기에 구상과 추상의 경계까지 자연스럽게 겹쳐지며, 화면 위를 부유하는 듯한 형상과 유동적인 색의 흐름은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형성합니다.
그의 작업은 여러 회화적 계보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조안 미첼(Joan Michell)과 헬렌 프랑켄탈러(Helen Frankenthaler)로 부터 추상 회화 언어를, 필립 거스턴(Philip Guston)로부터 형상을 다시 화면 안으로 불러오는 구상적 전환을, 그리고 마크 로스코(Mark Rothko)로 부터 모호한 색채의 층을 통해 인간의 근원적 감정을 환기하는 방식에 영향을 받아 자신만의 조형 세계를 구축해 왔습니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