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고 있음

- 배형경: What Still Remains-

2026.04.16(목) 

우리는 왜, 이 조각들 앞에서 조용해질까요?

배형경, I am, 2026
배형경, I am, 2026

"고독은 형용어 '혼자(solus)'와 대명사 '자신(ips)'의 의미를 아는 이에게만 가능하다. 

자신이 태어난 곳이 어디인지 아는 자만이 추방 상태를 견뎌낼 수 있다."

- 미셸 슈나이더 , <글렌굴드> 中 -

전시 공간에는 성별도, 표정도 분명하지 않은 인체의 형상들이 말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청동이라는 재료는 그 존재를 더 무겁고 차갑게 만듭니다. 

잔뜩 움츠러든 어깨

바닥에 움크린 몸

고개를 깊이 숙인 채 서 있는 인물들을 보면 

쓸쓸함과 이유 없이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합니다. 


그들을 서로 가까이 있지만 

서로를 바라보고 있지 않습니다. 

시선은 아래로 향해있고

손은 닿지 않으며 

움츠러져 있는 인물들 사이 여백에서 

단절과 소외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배형경, I am Forest, 2026
배형경, I am Forest, 2026

"관객은 그들 '곁'을 지나며 '너나들'의 외로움을 마주하는 동시에,
스스로의 속에 웅크리고 있는 가장 밑바닥의 슬픔과도 마주하게 될 것이다. '
빈-사이'에 남겨진 것은 지독한 고요 속에서도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
견디는 몸'과 그들이 형성하는 '사이- 풍경'이다."

- 김종길 미술평론가 -

타인의 외로움을 마주하는 시선 끝에는 결국 자기 안에 잠겨 있던 슬픔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 감정은 분명 어딘가에서 시작되었지만, 정확히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설명하기 쉽지 않습니다.

마치 오래전부터 내 안에 존재해 왔던 것처럼, 조용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우리는 때때로 이름 붙일 수 없는 상태로 어딘가에 남겨진 듯한 순간을 지나갑니다.  

말을 꺼낼 수 없고,

누군가를 바라볼 수도 없는

그저 그 자리를 견디는 것밖에 할 수 없는 시간. 

전시는 그런 상태를 조용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배형경, Untitled, 2026, 62x61cm
배형경, Untitled, 2026, 62x61cm

관계의 거리, 존재의 이유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싶은 분들, 그리고 조용히 사유할 수 있는 전시를 선호하는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배형경: What Still Remains>전시는 2026년 5월 2일까지 시몬갤러리에서 진행됩니다.

💡  함께 이야기해 보기

- 작품을 마주하며 느낀 감정 혹은 떠오르는 단어는 무엇인가요?

- '혼자 있음'과 '고독'은 다르다고 생각하시나요?

- "추방된 상태를 견딘다"는 말은 여러분에게 어떤 상황을 떠올리게 하나요? 

편집: 정란근(ddoingnow@gmail.com) 


참고:

  • 1. 김종길 미술평론가, 시시포스의 정원에서 길을 묻다-배현경, 그 침묵의 숲과 결에 대하여, 시몬갤러리 제공

<배형경: What Still Remains> 


🔆 전시기간 :  2026년 03월 05일 - 05월 02일

🔆 전시장소 :  갤러리 시몬

🔆 관람 시간:  화-토 11:00-18:00(월,일 휴관)

🔆 공간 접근성: 여닫이 출입문, 공간 안 턱 없음 , 엘리베이터 있음, 휠체어 수용 가능

🔆 입장료: 무료입장

🔆 2026  정보 보  (클릭시 해당 페이지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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