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디자이너의 역할

2026.09.30(수) 

Config San Francisco 2026에서 Anthropic의 콘텐츠 디자인 리드 첼시 라르손(Chelsea Larsson)은 AI와 함께 달라지고 있는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함께 생각해 보면 좋은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Are we cooked?"

거대 언어 모델(LLM)의 등장으로 누구나 디자인과 글쓰기 작업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첼시 역시 "이제 우리 끝난 걸까?(Are we cooked?)"라는 고민을 진지하게 했다고 합니다. 이후 AI 기업 Anthropic에 합류해 콘텐츠 디자인을 이끌게 된 그녀는 AI로 인해 글을 쓰는 일이 사라졌다기보다 일의 무게중심이 옮겨갔다고 이야기합니다. 

이제는 개별 문구를 직접 다듬는 일에서, 사람들이 클로드를 활용해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클로드 자체의 글쓰기 방식을 설계하는 일까지 콘텐츠 디자인의 역할이 확장된 것입니다.  

©Anthropic
©Anthropic

1. 언어가 경험을 만든다.

첼시는 언어를 디자인의 마지막 단계에 덧붙이는 요소가 아니라, 경험 자체를 만드는 재료로 바라봅니다. 언어로 지시를 받는 LLM은 목적과 방법을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반응합니다. 프롬프트의 표현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제품의 결과와 사용자 경험이 달라질 수 있어 콘텐츠 디자이너가 고려해야 할 글의 범위도 넓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읽는 안내 문구뿐 아니라, 사람을 돕기 위해 AI가 읽는 프롬프트와 도구 설명도 설계의 대상이 됩니다. 즉 어떤 언어로 AI의 행동을 이끌 것인지 고민하는 일이 곧 사용자 경험을 만드는 과정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2. 디자인 = 커넥터

AI는 빠르게 발전하지만, 사용자는 그 능력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범위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AI가 할 수 있는 일과 사용자가 실제로 활용하는 일 사이에는 간극, 즉 'Capability Gap'이 존재합니다. 디자이너는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AI 기능과 연결하며 이 간극을 좁히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첼시는 외부 도구를 연동하는 '커넥터 기능'을 예시로 이야기합니다. 사용자가 자신의 일정을 확인하고자 요청해도 캘린더 연동 기능이 메뉴 깊은 곳에 숨어있다면, 그 기능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클로드(Claude)가 이 요청을 외부 도구와 연결해 처리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지 못하면, 해당 도구를 활용하는 대신 자체적으로 답을 생성해 해결하려 합니다. 이러한 간극을 메우려면 화면의 인터페이스뿐 아니라, 사용자의 상황과 요청 맥락에 맞춰 필요한 기능으로 안내하는 방식도 설계해야 합니다. 

3. Co-work, 함께 일하는 사이 

사용자 조사에서 사람들은 클로드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코딩 환경에서 사람의 개입 없이 반복되는 작업을 관리하는 방식에 부담을 느꼈습니다. 지식 노동자들이 기대한 것은 여러 에이전트의 작업을 감독하는 관리자 역할보다, AI와 함께 일을 풀어가는 경험이었습니다. '함께 일한다'의 의미를 담은 'Co-work'라는 이름은 이러한 기대를 반영한 선택입니다. 이는 이름이 사용자가 제품에 무엇을 기대하고, 제품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그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4. 디자인에 담긴 가치관은 일상의 기본값이 될 수 있다. 

자동차가 널리 보급되면서 도시는 자동차 중심으로 바뀌게 되었고, 보행자가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줄어들었습니다. 소셜미디어의 무한 스크롤 기능 역시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고 시간을 쓰는 방식을 바꾸었습니다. 설계 당시 모든 결과를 의도한 것은 아니더라도, 특정한 디자인 패턴이 일상의 기본값으로 자리 잡으면 사람들의 행동과 사회의 감각에 영향을 미칩니다. 


AI도 마찬가지입니다. 효율과 성능만을 중심에 두고 설계한다면, 사람의 역할은 AI가 만든 결과를 승인하고 수정하며 뒷정리하는 일로 좁아질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과 의견을 나누고, 스스로 생각하며 판단하는 기회가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5. 역량 확장하기

이러한 고민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AI와 함께 일하는 과정에서 사람은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할까요? 

AI를 활용하는 과정에서도 사람은 직접 판단하고,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며, 다른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어야 합니다. 발표에서 소개된 콘텐츠 디자인 팀을 위한 AI 에이전트는 이러한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 에이전트는 디자인 팀이 작성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글쓰기를 돕되, 사람이 반드시 관여해야 하는 지점을 명확히 정해 두었습니다. 가이드라인의 변경 사항은 팀이 정기적으로 투표해 반영하고, 이름을 정하는 등 중요한 판단이 필요한 경우에는 담당자에게 확인 요청을 합니다. AI가 팀의 기준과 가치관을 임의로 바꾸지 않도록 설계한 것입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디자이너가 기여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히면서도 팀의 판단과 전문성이 계속 발휘되도록 돕습니다. 


본 발표는 어떤 일을 자동화할 수 있는지와 함께, 사람이 의미 있게 참여하며 역량을 확장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도 고민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알려줍니다.  

💡  함께 이야기하기 

1. 여러분은 AI를 활용하면서 업무에서 무엇이 가장 크게 달라졌나요?
(줄어든 업무도 있겠지만 새롭게 맡게 된 역할이나 더 중요해진 판단도 있을 것 같습니다.)

2.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기획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  발표 영상: Chelsea Larsson (Anthropic), Writing for humans in an AI world, Config,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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