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30(화)

2024년 1월, 특별할 것 없이 흘러가는 일상

#되돌아보기 

계획했던 일정들을 채워나가야 할 것 같은 새해 첫 달, 세운 계획은 잘 진행되고 계시나요? 😄 

저는 새해맞이 세웠던 계획들을 실천해나가야지라는 다짐보다는 뭐 먹고살지? 라는 걱정을 더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이끌고 갈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을지 등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위해 시작했지만 그것이 다른 이들을 도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라는 은수님의 말이 떠올라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다시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하고 이상적이고 모순적인
이야기를 늘어놓은 저의 콘텐츠를 보며 한숨이 나오기도 했어요. 몇 년 뒤 이 글들을 읽으며 더욱 부끄러운 감정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로 사람들을 마주하며 좋게 넘어갈 수 있는 것들임에도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사소한 것에 의미 부여를 하는 자신을 마주하며 다시 한번 더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어요. 여러분 건강하세요! 

#1월의 영화

머리와 마음이 복잡하면 주로 잠을 선택하지만 잠이 오지 않거나 생각 전환이 필요하다 싶으면 여러 장르의 영화를 

보는데요, 1월에 본 여러 영화들 중 여운이 오랫동안 남았던 영화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와 <더 파더>입니다.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회고록 발간을 앞둔 엄마(파비안느)를 축하하기 위해 찾아온 딸(뤼미르), 이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며 과거로부터 
서로에게 쌓여있던 감정들을 풀어가는 이야기입니다. 가족이라고 해서 모든 것을 이해해 주고 알아줘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가족이라는 집단 일원으로 서로에게 바라고 기대하는 깊이가 다르기에 그 기대와 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면 더욱 상처가 될 수 있음을, 오해가 생겨날 수 있지만 오해를 풀지 않고 쌓아가면 그것이 기억에 왜곡되기도 하고 첨가되기도 하여 더 부풀려질 수 있음을, 부풀려지고 단단해진 오해를 푸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음을 알게해준 영화입니다.


이 영화가 좋았던 점은 극중 캐릭터 성향이 끝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인데요, 자기중심적인 캐릭터인 파비안느는 마지막까지 그런 모습들을 보이게 하는 함으로써 갑자기 이타 주의적인 모습이 그려지는 등 억지스러운 반전이 없다는 점과 일상에서 보일 듯한 자연스러운 연출과 필름 카메라 느낌의 잔상들이 너무 좋게 느껴졌습니다. 


생각에 잠기게 했던 파비안느의 말


 '배우에게 중요한 것은 개성과 존재감이지, 나쁜 엄마, 나쁜 친구여도 좋은 배우인 편이 나아,
네가 용서 안 해 줘도 세상은 나를 용서해' 

<더 파더> 

뭐라 말할 수 없이 너무 무서웠던 영화, 치매 환자가 바라보는 세상은 정말 이렇게 혼란스러울까요? 

'잎사귀가 다 지는 것 같아'라는 말에 무너져버렸습니다. 현실적으로 비춰져 마음 아프고 무서웠던 영화. 

할 수 있는 말은 보시고 나서 꼭 산책을 하시길.

#1월의 도서

<우아한 언어> 

오랜만에 여행할 때 들고 가고 싶은 도서를 발견했어요. 도서의 크기도 그렇고 무겁지 않지만 묵직한 메시지가 들어가 있는 도서. 저자는 자신의 우아한 언어를 '사진'이라 이야기하는데요, 사진에 대한 이야기만 담고 있는 것이 아닌 예술에 대한 생각과 일상에서 느끼는 저자의 시선을 담고 있는 도서입니다. 여러 목차 중 영감을 많이 주었던 작가, 감독에게 저자의 생각을 담은 세 편의 편지가 인상 깊었습니다.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도 본 도서를 통해 알게 되었답니다.

시선이 머문 문장들


아름다움을 탐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눈의 근육이 있다. 다른 근육처럼 눈에 보이지 않아 당장은
답답함이 있지만, 본 것이 쌓인 만큼 어느 정도 볼 수 있게 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근육이 생긴다.
그렇게 붙은 힘으로 '에디팅'이나 '디렉팅'을 한다.



나와는 다른 근육을 쓰며 살아온 사람들은 언어의 운율도 다르고, 마음의 매무새도 다르지만
그들과도 다정하게 지내는 할머니가 되고싶다. 나와 우리의 유년이 그랬던 것처럼. 



<에디토리얼 씽킹> 

종이잡지클럽에서 진행된 저자 강연을 통해 읽은 도서. '의미의 밀도를 높이는 것' 도서를 대표할 수 있는 문장으로 

밀도를 높여 줄 수 있는 저자만의 방법 12가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것을 다 흡수할 수는 없기에 어떤 정보를 보고 어떻게 편집하여 전달할 것인지 등 업무적으로나 일상생활에서나 편집력은 앞으로도 중요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연에서 저자는 '자신만의 아카이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는데요, 영감받은 것들을 기록하고 기록한 것들을 통해 나만의 색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이런 시선을 찾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저자의 도서를 통해 다시 한 번 기록의 중요성을 알 수 있었습니다. 도서의 또 다른  매력적인 부분은 다양한 아티스트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인데요, 

소음이 될 수 있는 소리를 노래로 승화시키고 있는 아티스트 The Kiffness,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을 조합하여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가는 아드리안 게니(Adrian Ghenie), 정체성에 대한 자신만의 검증을 위해 다양한 집단의 커뮤니티에 녹아들어간 작가 니키 리(Nikki S.Lee) 등 특색을 보여주고 있는 아티스트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시선이 머문 문장들


이 콘텐츠를 본 사람이 마지막에 어떤 감정이나 생각을 품기를 바라는가?
어떤 상태에 놓인 사람들이 이 콘텐츠를 보길 바라는가?
이 콘텐츠를 본 사람이 친구에게 추천할 때 어떤 설명을 하면서 소개할까?



어떤 미술가들은 보통 사람들이 눈길을 주지 않는 대사에서 유의미한 메시지와 주장을 끌어내고 시각화하여
다른 사람들까지 그것을 볼 수 있게 만든다. 말 그대로 우리를 '눈뜨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