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과학의 만남

2025.02.12(수) 

아니카 이(Anika Yi) 전시 < 또 다른 진화 그러나 이에는>에서 생물학, 기술, 환경의 경계를 넘나드는 폭넓은 연구를 바탕으로 기술과 생물, 감각을 연결하는 실험적 작업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이에 연결하여 DNA와 관련된 실험적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세 명의 아티스트(팀)를 소개합니다. 

Probably Chelsea (2017)

Heather Dewey-Hagborg의 Probably Chelsea (2017)는 DNA 기반의 예술 작품으로, 첨단 생명과학 기술과 정체성 문제를 탐구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체르시 매닝(Chelsea Manning, 미국 전직 군인으로 미국 정부의 기밀 문서를 유출한 내부 고발자로 35년형 선고받음)의 DNA 데이터를 바탕으로 생성된 30개의 3D프린트된 얼굴 조각을 전시한 작품입니다. 



작가는 감옥에서 보내온 타액을 추출한 DNA를 분석하여 알고리즘을 통해 다양한 얼굴 형태를 생성함으로써 DNA는 단 하나의 정해진 얼굴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어떤 얼굴이 체시 매닝의 진짜 얼굴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정체성이 단순한 생물학적 요소로 정의될 수 없다는 점을 시각적으로 표현합니다. 본 작품은 2017년 뉴욕 Fridman Gallery에서 전시되었으며 DNA 기술의 사회적, 윤리적 영향에 대한 논의를 확장시키는 데 기여했습니다. 

image: Heather Dewey-Hagborg web-site
image: Heather Dewey-Hagborg web-site

Labor (2019)

폴 바누스(Paul Vanouse)의 <Labor>는 인간의 노동과 땀, 그리고 생물학적 흔적을 예술적 방식으로 기록하고 탐구하는 작품입니다. 전시는 인간과 기계의 노동에서 점점 미생물 기반의 제조로 변화하는 현대 산업 사회의 흐름을 반영하며, 노동의 의미와 인간성을 재고하도록 만듭니다. 



전시 공간 중심에는 두 개의 산업용 발효기가 놓여있습니다. 이 발효기에는 사람의 땀 냄새를 만들어내는 박테리아가 배양되어 공간 전체에 냄새를 퍼뜨립니다. 또한, 곳곳에 전시된 얼룩진 티셔츠는 노동의 흔적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노동자가 입었던 땀에 젖은 셔츠에 숯가루를 뿌리고 종이 사이에 끼운 뒤 압력을 가해, 셔츠의 땀 얼룩을 종이에 전사시켰습니다. 이 과정에 탄생한 이미지는 단순한 얼룩이 아니라, 노동이 담긴 시간의 흔적을 담고 있습니다. 

image: Heather Dewey-Hagborg web-site
image: Heather Dewey-Hagborg web-site

작가는 인간의 노동과 생물학적 과정을 연결하며 산업혁명 이후 변화한 노동의 개념을 비판적으로 조명합니다. 자동화 및 인공지능 기술이 확산되면서 우리는 '인간 노동'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Self-Contained 프로젝트(2023-2024)

Self-Contained는 Entangled Others Studio에서 개발한 작품으로, 해양 생태계와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디지털 아트(Digital Art) 프로젝트입니다. 생명체의 진화 방식과 디지털 데이터의 변형 과정을 연결해 디지털 이미지도 생명체 처럼 끊임없이 변화하고 적응한다는 개념을 제시합니다. 



디지털 데이터를 DNA 형태로 변환하고 물리적으로 저장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인간이 정보를 보존하는 방식과 그 지속성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작품의 이미지가 다른 데이터와 결합되면서 원래의 의미를 잃고 새로운 형태로 변형되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접하는 시각 정보가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재구성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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