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바누스(Paul Vanouse)의 <Labor>는 인간의 노동과 땀, 그리고 생물학적 흔적을 예술적 방식으로 기록하고 탐구하는 작품입니다. 전시는 인간과 기계의 노동에서 점점 미생물 기반의 제조로 변화하는 현대 산업 사회의 흐름을 반영하며, 노동의 의미와 인간성을 재고하도록 만듭니다.
전시 공간 중심에는 두 개의 산업용 발효기가 놓여있습니다. 이 발효기에는 사람의 땀 냄새를 만들어내는 박테리아가 배양되어 공간 전체에 냄새를 퍼뜨립니다. 또한, 곳곳에 전시된 얼룩진 티셔츠는 노동의 흔적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노동자가 입었던 땀에 젖은 셔츠에 숯가루를 뿌리고 종이 사이에 끼운 뒤 압력을 가해, 셔츠의 땀 얼룩을 종이에 전사시켰습니다. 이 과정에 탄생한 이미지는 단순한 얼룩이 아니라, 노동이 담긴 시간의 흔적을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