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지는(building) 공간

2025.02.19(수) 

<연결하는 집: 대안적 삶을 위한 건축> 전시는 30명(팀) 건축가가 설계한 58채의 단독 및 공동 주택을 소개합니다. 전시장은 긴 테이블 위에 건축물의 모형, 소개 및 설계 자료를 배치하고, 벽면에는 완공된 건축 사진을 전시해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또한 건축물에 담긴 철학과 가치관을 좀 더 이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영상 에세이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건축 전공자가 아닌 일반 관람객에게는 건축 모형이 가장 눈에 들어오는 요소입니다. 공간 내 별다른 유도 장치가 없을 경우 관람객은 모형을 통해 건축 구조와 이미지를 직관적으로 파악하게 되며, 공간에 관심이 깊어질수록 소개글과 설계도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옮겨지게 됩니다.

만들어지는 집

승효상의 <수백당, 1999-2000>은 목적을 정해놓은 공간이 아닌 거주인의 의도에 따라 만들어지는 공간에 초점을 두고 건축 설계를 하였는데요 인간과 공간, 그리고 자연과의 관계에 중심을 두고 건축을 설계해 나가는 그의 질문서에는 가족간의 관계, 개성, 가족이 모이는 장소 등이 체크되어 있습니다.

건축 사무소마다 각기 다른 스타일의 설계 과정을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컴퓨터로 정교하게 도면을 보여주는 곳, 주변 환경과 조경을 표시하거나 아이디어 노트와 글로 건축에 대한 설명을 더해 그들의 고민과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표현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각 건축가의 사고 방식과 설계 과정을 살펴볼 수 있어 관람객들은 단순히 완성된 건축물이 아닌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더욱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연상되는 집 

감정이입을 불러일으키는 건축 모형도 큰 흥미를 이끕니다. 스트로폼이나 목재로 제작된 모형에 사람, 나무, 자동차 같은 일러스트를 더하면 공간에 대한 상상력이 한층 풍부해집니다. 특히, 모형에 디테일이 더해질수록 그 공간이 어떤 모습일지 구체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며, "이 공간에는 어떤 나무와 가구를 배치하면 좋을까?", "어떤 용도로 활용할 수 있을까?" 와 같은 상상을 하게 만듭니다. 



이처럼 딱딱한 건축 모형에 생동감을 불어넣으면 공간을 이해하고 해석하는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함께 온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며 공간의 활용 가능성을 탐색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공간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고, 관람색의 상상력까지 자극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되는 셈입니다. 

*이미지: 오헤제건축

앞으로 공간은 어떻게 변할까?

<통계 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2010년에서 2022년까지 아파트 비율은 전체 주택 재고 중 58.4%에서 64%로 증가했으며, 다세대 주택도 9.0%에서 11.9%로 상승했습니다. 반면, 단독 주택과 연립 주택 비율은 감소했습니다. 2019년 이후 가구 수가 급증하면서 주택 보급은 아파트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노후 주택과 빈집의 수도 2010년 대비 늘어난 상황입니다. 

인구 밀도 증가, 사회 경제적 현상으로 수도권에 집중된 아파트 보급률 현상은 앞으로 어떻게 바뀔 수 있을까요? 유현준 건축가는 <어디서 살 것 인가>라는 책에서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한 곳에 오래 살 필요가 없어지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집을 소유하기 보다 빌리는 식으로 바뀔 것이라 이야기합니다. 


이와 같은 형상에서 우리는 1-2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가 지속됨에 따라 미래 주거 형태 변화에 대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생각 더하기

✋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소형 주택 혹은 컴팩트한 주거 공간에 대한 수요와 단기 거주자와 이동성을 중시하는 사람들을 위해 계약 기간이 자유롭고 가구와 인테리어가 완비된 주거 공간에 대한 니즈를 파악해 볼 수 있습니다. 

✋ 집을 '사는 곳'이 아닌 '필요에 따라 선택하는 공간'으로 인식하는 문화가 확산 될 가능성을 파악하여 앞으로 부동산 시장과 주거 형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인구가 늘고 고밀화되면 아파트 형식의 고층 주거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파트를 만들면서도 도시를 더 낫게 만들 수 있는 디자인은 얼마든지 있다.
- 유현준, <어디서 살 것인가>, 을유 문화사, 2018 -

이미지: 사진: Toa Heftiba, Unsplash
이미지: 사진: Toa Heftiba, Unsplash

고령 친화적 주거에 대한 고민도 함께할 수 있습니다. 전시 공간에 소개된 대부분의 건축물은 계단을 포함하고 있는데, 계단 없이 이동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생각 더하기

✋ 고령 친화적 건축물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요? 안전성, 편의성, 심리적 안정성, 사회적 교류 공간 등을 고려할 때, 어떤 주거 형태가 주목받을 수 있을지 생각해봅니다. 

✋ 은퇴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만든 귀촌 주택 단지인 <오시리가름 협동조합주택, 2016>과 같은 공동체 기반의 주거 형태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공동체 주택이 더 늘어날 수 있을까요?


관련 자료: 세대 통합형 코리빙 공간 개발, Singapore Land Authority, SLA

사회적 환경과 인간 관계의 변화가 공간 디자인과 활용 방식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주거문화의 발전과 미래 건축물의 진화 방향이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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