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스님의 사찰음식 이야기

- SOIL -

2025.04.24(목) 

흙에서 시작되어 흙으로 돌아가는 순환의 가치

전시 제목 <SOIL>은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땅과 자연과의 관계를 반영합니다.
전시장중앙의 원형 테이블은 자연의 순환을 상징하며, 베로니크 회거의 사진은 자연, 음식, 인간의 창의성이 얽힌 모습을 담아냅니다. 정관스님은 자신의 주방을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 예술작품이자, 몸과 마음의 균형을 이루고 에너지를 전하는 공간"이라고 설명하며, 자연은 스스로 리듬을 따라 "모든 것이 자라고 익으며, 발효가 시작되도록 한다"라고 강조합니다. 땅속 생명의 다양성은 곧 땅 위 생명의 풍요로움으로 이어집니다.


- 전시해설 중- 

서울 한복판 높은 빌딩들 사이에 위치한 주한 스위스 대사관은 전통 한옥을 현대적으로 새롭게 해석해 지어진 건물입니다. 이 흥미로운 공간에서 정관스님의 일상과 사찰음식을 담은 사진 전시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스위스 사진 작가 베로니크 회거(Veronuque Hoegger)는 사찰음식에 매료되어 전라남도 장성 백양사 천진암에서 1년간 머물며 자연풍경, 정관스님의 일상, 그리고 음식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대사관 마당에는 그의 사진 기록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내부에서는 식재료와 사찰에서 사용하는 도구들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이미지: Burckhardt
이미지: Burckhardt

바를 정(正), 너그러울 관(寬)이라는 의미의 법명을 가진 정관스님은 '바름으로 모든 인연을 너그러이 대하라'는 뜻처럼 음식에 담긴 식재료, 자연, 그리고 사람의 소중함을 이야기합니다.  


"사찰음식에는 씨앗이 땅에 떨어져 햇빛과 바람, 비의 도움으로 성장하고 열매를 맺어
그게 우리 입으로 들어오기까지하나로 이어지는 작은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많은 사람이 제게 레시피를 물어봅니다. 하지만 저는 레시피에 너무 얽매이지 말라고 얘기해요.
사람들이 제 음식을 좋아하는 이유는 제가 특별히 음식을 잘해서라거나, 숨겨둔 비결이 있어서가 아니라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즐거운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기 때문일겁니다.
음식은 음식 하는 사람의 에너지가 들어가야 완성이 됩니다
."

정관스님은 자신의 저서 <정관스님 나의 음식>에서 '셰프가 아닌 수행자'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합니다. 스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책을 엮은 후남 셀만(Hoo Nam Seelmann) 작가는 수행자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수행자란 '행동과 습관을 바꾸려고 힘쓰는 사람'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언제나 좋은 습관과 긍정적인 마음, 타인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를 갖출 수 있다면 좋겠지만 사실 결 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하여 수행은 한순간 이루어지는 결과가 아니라 평생에 걸쳐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과정이다."

사찰음식은 자연과 인간, 그리고 모든 중생이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임을 깨닫게 하는 수행의 방편이기도 하다. 승려로서 음식을 먹는 이유는 생명을 이어가고 수행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다. 나머지는 모두 탐욕이다. 그래서 불교 수행자는 발우공양을 한다. 먹을 것을 절제하는 수행을 통해 욕심부리지 않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또한 수행 공동체 모두가 똑같은 음식을 나누어 먹기에 평등의 정신을 내포하고 있다. 생명을 존중하고, 탐욕을 경계하며, 모든 존재가 평등함을 추구하는 정신이 담겨 있는 식사법이 불교의 발우공양이다.


도서 <정관스님 나의 음식>, 2025 중

참고: 정관스님, 후남 셀만(글), 베로니크 회거 (사진), <정관스님 나의 음식>, 윌북, 2025

<SOIL> 전시 & 공간 정보


🔆 전시기간 :  2025년 04월 06일 - 2025년 4월 17일

🔆 전시장소: 주한 스위스 대사관(서울 종로구 송월길 77)

🔆 입장료: 무료

🔆 2025 시 정보 보기  (클릭시 해당 페이지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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