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택 작가는 겉으로 드러나는 주요 색(Main color)으로 그 속에 담긴 무수히 많은 숨겨진 색들을 다스린다. 그것은 초월성에 대한 은유이다. (...) 한번 칠하고 수십 번을 덧칠하여 숫자 100을 향하여 반복되고 마침내 한 가지 색은 그 아래에 숨은 여타 다른 색들과 경쟁과 화해를 끝없이 시도했다.
- 전시해설 중(1) -
켜켜이 쌓여가는 시간과 감정
장승택 작가의 대표 작업 '겹회화(Layered Painting)' 시리즈는 색과 빛, 그리고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작품들입니다.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겹겹이 쌓인 색의 결이 은은하게 흐르며 미묘한 느낌과 깊이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장승택, Layered Painting 150-24, 2024
장승택, Layered Painting 150-24, 2024
작가는 예술의 본질과 세계를 바라보는 방법이 무엇이냐고 물을 때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빛과 색채는 회화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지만, 나의 작업에 있어서 그것들은 반투명한 매체와 함께 절대적 요소가 된다. 증식된 투명한 색채와 빛의 순환에 의한 물성의 구체화를 통한 정신의 드러냄이 내 작업의 진정한 의미이다." 작가가 말하는 '정신의 드러냄'은 하늘이 부여해 준 마음의 드러냄이고, 그 마음은 모든 대상이 하나로 화합되어 경(reverence)으로 고양한 상태를 가리킨다.
- 전시해설 중(1)-
작가는 투명한 색과 빛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우리의 순수한 마음과 따듯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상태를 그림을 통해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의 작업은 대형 붓으로 아크릴 물감과 특수 미디엄을 혼합한 안료를 얇게 펴바르고, 건조와 채색을 수십 번 반복하면서 다양한 색이 층층이 쌓이고 이는 마치 얇은 천을 겹겹이 쌓은 듯한 독특한 투명감과 깊이를 지닌 작품으로 완성이 됩니다(2).
장승택, Layered Painting 150-27, 2024
장승택, Layered Painting 150-27, 2024
이번 전시에서는 푸른색이 두드러진 19점의 작품들을 볼 수 있는데요, 이에 작가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장승택, Layered Painting 30-21, 2024
장승택, Layered Painting 30-21, 2024
2년간 작업한 작품들인데 유독 푸른색 작업이 많았다. 색에 대해 한계를 두려워하지 않아 왔다. 이제 나도 60대 중반인데 삶의 끄트머리에 와 있다고 생각하니 소멸에 대해 생각하곤 했다. 그런 감정이 왜 푸른색으로 나타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작품들은 마치 죽음 직전 임종의 순간에 떠오르는 파노라마와 같다는 느낌을 갖고 했다."
- 인터뷰 중(1) -
장승택, Layered Painting 30-21, 2024
장승택, Layered Painting 30-21, 2024
색을 겹겹이 쌓아 서로 반응하며 변화하는 과정을 작가는 삶과 닮았다고 말합니다. 색이 쌓여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는 것처럼, 인생도 수 많은 찰나의 순간들이 모여 이루어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어떤 색들이 겹쳐져 어떤 변화를 이루어내는지, 다양한 각도록 작품을 관람하며 작품의 미묘한 변화를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