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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래수면시>

2025.02.26(수) 

💡 이강소 <풍래수면시> 전시는 서울국립현대미술관에서 2025년 4월 13일까지 진행됩니다. 작품을 직접 관람하신 후 느낀 감정들과 함께 아래 이야기를 확인하시길 추천드려요. 😊 


'풍래수면시'는 바람이 물을 스칠 때라는 뜻으로, 새로운 세계와 마주침으로써
깨달음을 얻은 의식의 상태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성리학자 소옹(1011-1077)의 시
청야음에서 따온 제목이다. 이 제목은 회화와 조각, 설치, 판화, 영상,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여 세계에 대한 서로 다른 인지 방식을 질문하고, 지각에 관한 개념적인 실험을
지속해 온 작가의 예술세계를 함축한다.
- 전시 해설 중- 

바람이 물을 만났을 때를 의미하는 '풍래수면시'는 우리가 어떤 경험을 통해 마음이나 생각이 변하는 순간을 상징합니다. 이는 작가의 작품을 마주하며 새로운 시각을 얻는 과정과도 연결됩니다. 


제3,4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두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으며 우리는 그 탐색의 흐름을 함께 따라가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창작자이자 세상을 만나는 주체로서 작가 자신의 인식에 대한 회의로, 두 번째 질문은 작가와 관람객이 바라보는 대상에 대한 의문입니다. 전시는 두 질문에 대해 작가가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작품은 직설적인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열린 결말을 제공하며, 관람객이 자신의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작가의 탐색과정을 따라가며 스스로의 시각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회의

창작자가 의도한 대로 관객이 작품을 해석하는 방식에 회의를 느낀 작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계획적인 붓질과 의도를 최대한 배제한 "그려지는 그림" 형태의 회화 작업을 반복합니다. 의도를 담지 않았지만, 자유로운 붓의 움직임 속에서 자연스럽게 그의 고유한 화풍이 형성되어 때때로 바다와 산의 풍경을 떠올리게 합니다. 



회화라는 것은 일방적으로 정서를 전달하는 독재적 방식 구조가 아니라
그 회화를 놓음으로 그것을 통해 천변만화(끝없이 변화) 하는 우리의 지금의 의식 상태라든지
이런 것이 드러나게 하는 그런 회화가 가능하게끔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가 인터뷰 중-

무제, 1985
무제, 1985

검은색으로 채워진 배경 위에 흰색으로 단숨에 그려진 사슴 형태의 그림. 반복적인 붓터치로 표현된 이 작품은 생동감 넘치는 사슴의 움직임을 담아냅니다. 사슴을 표현하는 작품인가? 하고 제목을 살펴보니, '무제'라고 적혀있습니다. 여러 겹의 붓터치로 흐릿하게 형상화된 이 동물은 과연 무엇일까요? 우리가 생각하는 그 사슴일까요? 


이 작품은 '사슴이지만 사슴이 아닌 사슴' 이라는 메시지를 던져주며 우리가 인식하는 사슴의 형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듭니다.  

무제, 1991
무제, 1991

검정 붓질이 역동적으로 표현된 작품, 흰 배경에 회색 계열의 터치감과 세 개의 라인이 그려진 그림. 이 작품의 제목은 '강에서' ,'섬에서'입니다. 구체적인 강과 섬을 묘사하기보다는, 풍경을 보고 느낀 감정을 붓질로 담아낸 것이 특징입니다. 제목을 통해 강과 섬을 연상하게 만드는 이 방식은 언어적 유희로, 관람자는 자신의 기억과 경험에 따라 각기 다른 풍경을 떠올리게 됩니다.

*(좌)강에서, 1999 / (우)섬에서, 2003

의문

바라보는 대상에 대한 의심. 이는 무한히 복제되는 이미지에 대한 의문이자,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요소에 대한 회의일 수도 있습니다. 작가는 사진이나 캔버스에 이미지를 담아낸 뒤, 물감을 칠하거나 색을 더하는 과정을 통해 동일한 복제본이 각기 다른 원본이 되는 상황을 연출합니다. 

깨어진 돌과 깨어지기 전의 돌의 사진이 전시된 공간에서는 돌이라는 물성자체 보다, 이를 바라보는 각자의 시선과 생각에 맞춰집니다. 사람마다 돌에 대한 이미지, 색, 질감, 사용 방식, 형상이 다르게 인식되듯, 하나의 요소는 각자의 관념 속에서 존재합니다. 작가는 이런 과정을 통해 실재와 가상의 경계에 질문을 던지며 대상의 존재에 대한 열린 해석을 유도합니다. 



우리는 같은 것을 바라보면서도 각자의 경험에 따라 다르게 인식한다.
'돌'의 이미지와 단어를 불러일으키는 각자의 기억과 경험은 작품을 바라보는
시각적 인지를 굴절시킬 것이다. 또한, 우리가 바라보는 대상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혹은 상황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할 수 있다.
-작품 해설 중-

참고:

1. 국립현대미술관 작품 해설집

이강소 개인전 <풍래수면시>전시가 진행되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공간정보


🔆 전시기간 :  2024년 11월 01일 - 2025년 04월 13일

🔆 전시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3,4전시실

🔆 입장료: 유료(수, 토 야간 개장 시 무료관람 오후 6시-9시)

🔆 전시관 접근성: 슬라이딩(미닫이) 형식의 출입문 / 엘리베이터 있음 / 휠체어 수용 가능 / 전시 공간 턱 없음

🔆 2025 시 정보 보기  (클릭시 해당 페이지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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