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바조를 좋아하세요?>

2025.04.03(목) 

카라바조는 어떤 사람일까?

미켈란 젤로 메리시 카라바조(Michelangelo Merisi da Caravaggio) 는 1571년 9월 29일 밀라노에서 태어난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화가입니다. 빛과 어둠의 강렬한 대비와 역동적인 구도를 통해 바로크 양식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했으며, 모델을 이상화하지 않고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접근법으로 17세기 유럽 회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1). 

논란이 많은 인물이었다는데?

귀족들의 후원을 받으면서도 자유분방한 삶을 추구했던 그는 사회적 관습을 거르는 행동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반항적인 성격과 폭력적인 행동으로 여러 번 체포되기도 하고 살인 혐의로 도피 생활을 하기도 했습니다. 1610년 7월 18일, 카라바조는 토스카나주 포르토 에르콜레 해변에서 병에 걸려 생을 마감합니다. 

그의 예술적 특징은?

극적인 명암대비효과(테네브리즘 기법)과 사실적인 묘사를 통해 인물간의 긴장감과 감정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또한 그의 작품은 종교적 주제를 다루면서도 평범한 사람들을 모델로 삼아 성화에 현실감을 더했지만 이로인해 종종 종교 지도자들로부터 불경하다는 비난을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의 예술적 유산은 계속되어 램브란트, 벨라스케스, 루벤스 등 후대 화가들에게 기대한 영향을 미쳤고, 서양 회화에서 빛과 그림자 활용을 극대화 하는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습니다.


키아로스쿠로 기법(2)과 테네브리즘 기법(3)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작품 살펴보기 

명암의 강한 대비와 섬세한 질감 묘사, 인물의 사실적 감정 표현으로 관람객의 몰입감을 높이는 카라바조의 작품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도마뱀에 물린 소년>(1594-95)에서는 이러한 섬세함이 잘 드러납니다. 유리병에 비친 창문 밖 밝은 풍경과 장미 줄기의 가시, 도마뱀에 물려 놀란 소년의 표정, 붉게 물든 뺨까지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은 두 가지 버전이 존재합니다. 피렌체의 로베르토 롱기 미술사 연구재단과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에 각각 소장되어 있는데, 이번 전시에 선보인 작품은 소년의 오른쪽 눈꺼풀 아래 눈물이 선명하게 표현된 버전입니다. 반면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 소장본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아요.

소년의 귀에 꽂힌 두 잎이 달린 흰 장미는 사랑의 열정을 상징하며 , 고대에는 장미를 귀 뒤나 머리에 꽂는 것이 매혹과 사랑에 빠짐을 의미했습니다(4). 테이블 위의 과일과 붉은 체리는 사랑과 신의 기쁨을, 장미 줄기의 가시는 사랑의 고통을 상징합니다. 과일 사이에서 나타나 소년의 손을 무는 도마뱀은 인생의 유한함과 덧없음을, 그리고 사랑의 쾌락이 순식간에 고통으로 변하는 순간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체포>(1602) 작품에서 카라바조는 조명을 비춘 듯한 빛의 활용으로 바치 연극 무대 위에 있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의상의 주름과 피부의 질감 같은 세부 묘사, 체념한 듯한 표정의 예수와 그를 배신한 유다를 극적으로 부각시켜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으며, 주변 병사들의 동적인 자세와 이들의 감정이 생생하게 전달되는 듯한 느낌을 주어 마치 그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합니다. 


작품 속 세 가지 붉은 색상도 시선을 사로잡는데요, 철과 납, 망간을 섞은 벽돌색, 그리고 아스팔트와 석탄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표현한 붉은색 부분들이 작품의 깊이를 더합니다. 

카라바조의 <이 뽑는 사람>(1608-1610)은 치과 치료의 무서운 경험을 생생하게 표현한 작품으로, 16세기 초 플랑드르 화가들이 묘사한 치과 치료 장면을 재해석했습니다. 화면 중앙에는 갈색머리에 콧수염이 있는 치과 의사가 냉정한 표정으로 환자의 치아를 발치하고 있으며, 환자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입에서 피가 흘러내립니다. 구경꾼들이 이 광경을 둘러싸고 있으며, 환자를 중심으로 밝게 비추는 빛이 우리의 시선을 더욱 집중시킵니다. 

17세기 예술 작품에서는 치통으로 고통받는 환자들과 사기꾼처럼 묘사된 치과 의사들의 모습이 자주 등장합니다(5). 카라바조의 영향을 받은 두 작가의 작품을 통해서도 당시 치과 치료의 실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의사가 환자의 치아를 발치하는 순간을 묘사하며, 이들을 중심으로 둘러싼 구경꾼들과 촛불이 만든 극적인 빛과 그림자의 대조로 시선을 사로잡는 게라르트 반 혼토르스트의 <치과의사>(1622) 작품과 냉정한 표정의 의사, 공포와 고통에 찬 환자, 그리고 호기심과 불안으로 이 상황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표정이 생생하게 묘사된 롬바우츠의 <치아뽑기>(1620-25) 작품을 통해 우리는 마취와 진통제 없이 치과 치료를 받아야 했던 과거 사람들이 겪었던 고통을 생생하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게라르트 반 혼토르스트(1592-1656), 치과 의사(1622)
게라르트 반 혼토르스트(1592-1656), 치과 의사(1622)
테오도르 롬바우츠(1597-1637), 치아 뽑기(1620-1625)
테오도르 롬바우츠(1597-1637), 치아 뽑기(1620-1625)

카라바조의 작품은 그가 살았던 시대를 넘어 4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습니다. 그의 극적인 명암법과 사실적인 인물 묘사 방식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그 순간에 함께 있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그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우리는 단순히 과거의 미술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보편적 감정과 경험을 마주하게 되며 깊은 울림을 줍니다. 

참고:

  1. Vincenzio Fanti (1767). Descrizzione Completa di Tutto Ciò che Ritrovasi nella Galleria di Sua Altezza Giuseppe Wenceslao del S.R.I. Principe Regnante della Casa di Lichtenstein (in Italian). Trattner. p. 21.
  2. Rosie Lesso, What is Chiaroscuro in Art?, The Collector, https://www.thecollector.com/what-is-chiaroscuro-in-art-key-examples/
  3. Rosie Lesso, What is Tenebrism in Art?, The Collector, https://www.thecollector.com/what-is-tenebrism-in-art-key-artists/
  4. 강태운, 빛의 거장 카라바조 & 바로크의 얼굴들 [강태운의 빛과 그림자], 뉴스웰, 2024.12.12, http://www.newswell.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654
  5. Francesca Anita Gigli, When the dentist is scary: dentistry in the art of the seventeenth century, 2022.10.25, https://www.finestresullarte.info/en/

<빛의 거장 카라바조 & 바로크의 얼굴들> 전시 정보


🔆 전시기간 :  2024년 11월 09일 - 2025년 4월 06일 / 전시종료

🔆 전시장소: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 입장료: 유료

🔆 공간 접근성: 미닫이 형식의 자동 출입문있음 / 공간 안 턱 없음 / 엘리베이터 있음 / 휠체어 수용가능

🔆 2025 시 정보 보기  (클릭시 해당 페이지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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