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21(목) 게시

변화하고 변신하는 Mr. Mendo

한남동에 위치한 어느 카페에서 마주한 포스터 하나, 색감이 너무 좋아 구글링을 해서 알게된 작가님 그리고

그의 전시회가 그라운드 시소 서촌에서 열리고 있다니! 안가볼 수 없겠죠.

그라운드 시소 서촌은 건축부터 예사롭지 않았어요. 건축에 대해서는 뒤에서 이야기해보고 전시에 집중해보겠습니다. 

루이스 멘도 작가님은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아트 디렉터로 네덜란드에서 20년간 일하다 43살에 일본으로 건너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손그림도 그리지만 대부분은 디지털 작업을 한다고 해요. 

그의 작품에 끌렸던 가장 큰 이유는 색감이었는데요, 다양한 색으로 느껴지는 다채로움보다는 하나의 색을 활용해 

높지 않은 채도와 명도 조절로 작품에서 통일감과 안정감이 강하게 느껴졌어요. 강조되는 부분의 포인트 컬러며, 

과감한 빛 처리며 종이에 직접 그릴 듯한 효과 등 볼 것들이 많아 눈이 바삐 움직였습니다.

작품을 보면서 안정감이 느껴졌던 이유를 생각해보면 색채의 조화로움도 있지만, 대부분의 작품이 정면구도(평면구도)로 이루어져있기도 하고 투시가 강하지 않아 더욱 안정감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또한 구도나 선이 규칙적이지만 선이 일정하지 않은 브러쉬를 활용함으로써 딱딱한,차가운 느낌이 아닌 친근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는 때때로 거친 드로잉을 보여주기도 하고 강렬한 컬러를 사용하거나 판화, 크레파스 느낌 등 계속해서 작품 표현에 다양한 변화를 주고 있어요. 

다시, 시선은 이곳으로 


역시나 취향 저격인 작품에 눈이 계속 가는 건 어쩔 수 없나 봐요. 저는 아래 세 작품 앞에서 잠시 멈추었습니다. 아래 작품들에 시선이 오래갔던 이유는 작품의 전체적 톤은 물론, 제 나름의 재미난 상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 여성은 비오는 날 무슨 일이 있기에 우산도 쓰지 않고 저리 바삐 걸음을 옮기고 있는 걸까? 나의 뒷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매일 아침 나의 작업실 창문 너머 바다가 보이는 풍경을 마주하면 어떤 기분일까? 


저렇게 동글하게 창을 내고 항해하는 느낌을 줄 수 있는 공간을 찾을 수 있을까? 창가에 걸터앉아 노을 지는 모습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면 하루를 위로받는 느낌이 들겠지? 와 같은 생각들을 하면서요.


통의동 브릭웰

전시를 보는 내내 건축물에 관심이 갔어요 벽돌로 지어졌지만 벽돌 배치방식이 독특해서이기도 하고 벽돌사이로 빛이 새어들어오는 4층 공간에 들어섰을 때 느낌을 잊을 수 없어요. 그래서 집에 돌아오자마자 검색해보니 브릭웰이라고 불리고 있더라고요. 이 건물을 지은 건축사무소는 에스오에이(SoA)라고 합니다. 원래는 사옥으로 설계했지만 그라운드시소에 전시공간으로 임대되었다고 해요. 전시를 보고 나오면 중정이 보이는 데요, 이곳의 4계절 모습이 어떨지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