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 그래픽 아티스트

김주승

'인풋을 받아들이기 위한 비움의 시간'

영감을 받기 위해 하는 활동이 따로 있나요?


대화를 통해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 편이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는 걸 좋아해요. 술을 마시며 나누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부터 유튜브, 다큐멘터리 등 매체에 나오는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가리지 않고 보고 듣는 편이에요. 사람이 너무 많이 모이는 전시보다는 집 주변 편하게 갈 수 있는 김세중 미술관을 종종 들려 영감을 얻기도 합니다. 

이런 인풋들을 받아들이기 위해 비워내는 시간을 가져요. 오랫동안 해외로 나가거나 사회에서 조금 벗어나는 행위를 하기도 합니다. 코로나 전에는 1년에 한 번씩은 꼭 해외에 갔었어요. 올해도 다녀왔고요, 이런 행위를 통해 저의 


마음가짐을 다시 정리해 심적인 여유를 챙기면서 새로운 시선을 담을 그릇을 만들어 놓습니다. 

왜 가끔 인풋에 대한 
거부 반응이 생길 때가 있잖아요, 다 귀찮아지고 뻘소리 같고 잔소리 같고 이런 느낌이 들 때면 

다른 환경으로 가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환기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좀 더 여유로워질 수 있는 마음 공간을 

만들어내려고 해요. 


여행지에서 특별하게 하는 활동이 있나요? 


‘이걸 할 거야'라는 목표를 가지고 간다기보다는 머무른다는 느낌으로 다녀와요. 대부분의 시간은 산책을 하면서 


주변 환경, 장소들을 둘러봐요. 가끔 명소를 가보기도 하고요. 


제일 기억에 남는 장소는 어디인가요?


인도 여행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3~4곳을 다녀왔는데 그중에서 자이살메르라는 도시가 흑색, 황금색이라 황금도시라 불리는 지역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어쩌다 보니 가이드와 저 이렇게 두 명이 사막에서 자고 오는 상황도 겪게 되고 


아무나 할 수 없는 경험을 하고 와서 그런지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번아웃, 슬럼프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

슬럼프 또는 번아웃 같은 감정이 들때도 여행이나 다른 장소로 가서 

환기하는 편이세요?


저는 슬럼프나, 번아웃에 대한 용어가 사치스럽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번아웃이라는 용어는 더욱이요. 뭔가 그런 감정상태를 느끼는 것이 어떻게 보면 다른 관점으로 바꿀 수 있는 어떤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기 싫은 일을 하고 

있더라도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라면 일단 하고 포기하지 않고 해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조금은 다른 감정이 들지 않을까요? 자기가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에서 스스로 슬럼프, 번아웃이라는 부정적인 단어에 갇혀 있지 않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낸다' 또는 ‘나는 그 힘든 일을 해냈던 사람이다'로 바꿔 생각해 보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 여기서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건 개인적인 저의 생각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거나 그러지는 않아요. 

저는 이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작업을 해나가고 있는데, 아마 혼자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입장이라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하고 싶지 않았던 일을 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저도 하기 싫은 일 엄청 많이 해요. (웃음) 예산이 적거나 관계적인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작업을 해야 한다거나, 


조건들이 맞지 않는다거나 등의 작업을 해야 할 경우 하기 싫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데 이런 경우 클라이언트에게 


레퍼런스를 명확하게 제공해 달라고 한다든지,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먼저 제안한다든지 최대한 효율적으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상황을 조율하는 편이에요. 

"개인 작품 전시회를 열어보고 싶어요"

앞으로 나아갈 한 스텝은 무엇이 될까요?


앞으로도 업무활동과 개인적인 활동을 꾸준히 해나갈 생각이에요. 50대 넘어서는 내면의 활동을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어요. 제 마음 한편 어딘가에 캔버스 위에 직접 붓을 사용해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목소리가 들리거든요. (웃음) 


추후 제 개인 작품 전시회를 열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