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03(화)

타인이 보는 '나', 내가 보는 '나'

아이즈 매거진에서 2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진행한 '백 명의 자기소개서(Letters from a hundred people)'

타인이 정의한 '나'와 자기 스스로가 정한 '나'에 대해 서술한 것을 보여주는 전시입니다. 

만나는 사람, 그룹에서 정의하는 '나'는 너무나도 달라서 나라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를 늘 고민해오고 때로는

내가 이상한 건가라고 생각해왔던 터라 다른 사람이 보는 나와 내가 마주하는 나는 충분히 다를 수 있다는 메시지를 

건네주는 전시를 보면서 위로받는 느낌이 들었어요. 


우리는 모두 다르다.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면서 친구들과 늘 붙어 다녔던 적이 있는데 어느 순간 나와는 너무 다른 생각과 행동을 하는 

친구들을 보며 서로 상처를 주고 받고 했어요. 아마 저의 생각과 일치해야 한다는 위험한 생각을 가졌던 것 같아요. 

전시를 보면 타인이 정의하는 나와 자신이 정의하는 나와의 간극이 큰 사람과 적은 사람이 있었는데 간극이 큰 분은 

정체성 혼란을 느끼지 않는지, 자신을 정의하는 것에 있어 어려움이 없었는지 궁금하네요. 


각자의 프레임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시선으로 타인을 본다는 말을 자주 듣곤 하는데 막상 그 상황을 마주하다 보면 '나는 이런데 왜 

저 사람은 저렇게 나를 생각하는 거지?'라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해요. 요즘은 '그러려니', '그럴 수도 있지'라는 생각으로 흘려보내고 있어요. 나를 한 단어, 문장으로 정의하는 사람에게 그 단어와 문장에 맞는 사람으로 맞춰 

보여주기보단 내가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를 보여주다 보면 그 사람이 나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거나 맞지 않아 멀어지는 사람으로 나뉘겠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건 네 생각이고'라는 생각에 깊게 빠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기 자신에 확신이 있는 건 좋지만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에요. '타인의 생각과 나의 생각을 조화시키는 것' 상당히 아름다운 말이지만 어려운 것 같아요. 


어디든 날아가서 뿌리를 내리는 민들레 홀씨 

가장 인상 깊게 본 사진이에요. 우선 첫인상이 강렬했어요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과 내면의 모습이 너무 달라서 

더 눈길이 갔던 것 같아요. 이 분이 자신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도 인상적이에요. 아마 제가 마주하는 저와 비슷해서 

그런 것 같아요. 


'어느 곳에도 뿌리내리지 못하고 주변을 서성이는 것 같아요. 스스로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울적한 날도 있고 가벼운 위로에 힘을 얻는 날도 있어요. 이 모습도 나일 테고 저 모습도 나일 텐데 부정적인 제 모습을 보면 인정하고 싶지 않아 더욱 슬퍼지는 것 같아요. 가끔은 민들레 홀씨가 부러워요. 어디든 날아가서 뿌리를 내리는 민들레 홀씨는 지독하게 

살려고 노력하거든요.'


'남들 눈에는 그저 잡초일 수 있지만 본인에게는 꽃일 수 도 있으니까요' 라는 글을 보며 제 안에 있는 꽃을 열심히 

잘 키워 나가야 겠다는 다짐을 또 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