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에서 피어나는 이야기

- 박노수 미술관 -

여백에서 피어나는 이야기

-박노수 미술관-

2024.10.29(화)

종로구립 박노수 미술관 개관 11주년을 맞이해 <간원일기>를 주제로 전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시간, 전시 연계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 초가을 박노수 화백의 작품과 그의 정원 속 식물들을 함께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절충식 주택

1930년대 건축된 문화주택으로 1973년 박노수 화백이 가옥을 인수하여 거주했다고 합니다.

서구와 일본의 절충식 기법으로 지어진 가옥으로 1층은 온돌과 마루, 2층은 마루방으로 지어졌으며 1층은 벽돌조, 2층은 목조, 지붕은 서까래를 올린 박공지붕으로 건축되었습니다.

서까래는 지붕의 뼈대를 이루는 나무를 의미하며, 박공지붕은 지붕면이 삼각형으로 된 지붕으로 책을 엎어놓은 모양의 지붕으로 생각하면 쉽게 기억할 수 있어요. 



아치형 포치를 설치해 아늑함을 주는 현관, 단순함과 장식적인 요소가 어우러져 있는 가옥 앞 정원에는 감나무, 배롱나무, 백송, 매발톱 등 다채로운 식물과 함께 석등, 수석, 향로석과 같이 화가가 직접 수집해 배치한 조형물이 놓여 있습니다. 

간원일기


'간원'은 박노수 화백이 1980년대 후반부터 머물며 작품 활동을 했던 종로구 부암동 화실을 뜻하며 전시는 속세에 벗어나 아름다운 대자연 속에 머물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 담겨 있는 30여 점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쉼의 여백, 사색의 시간을 가져다주는 시선

작가님의 작품을 보며 떠오르는 단어 '여백'과 '시선' 그리고 '조화로움', 그의 작품을 바라보면 공간의 무한함이 느껴지며 여백으로부터 과거와 미래를 모습을 떠올려보기도 하고 간결한 구도에서 차분함을 느끼기도 하며 왠지 모르게 숨을 깊이 내리쉬게 됩니다. 


작품 속 주인공은 공통적으로 한곳을 바라보고 있는데요, 전시된 작품 중 한 작품에서만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일까요? 

여백으로 대체된 강물, 그 주변을 채우는 명도 높은 자연의 색 그리고 거침없이 사물을 묘사하는 붓질에서 느껴지는 

조화로움을 직접 느껴보시길 바라요.

정원 식물들의 이야기


숲해설가 김동민 강사님이 진행한 전시 연계 프로그램 '가을, 자연을 만나다'는 박노수 미술관의 정원과 전망대에서 자라고 있는 식물들을 만나는 체험 프로그램으로 박노수 화백의 작품과 그가 직접 가꾼 정원 속 식물들에 대해 알아 갈 수 있어 더욱 풍부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고 있는 다양한 식물들의 이야기 중 원숭이도 떨어질 만큼 나무껍질이 매끄러운 백일홍 나무(배롱나무), 서로 협력하며 자라는 대나무는 뿌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과 수십 년에 한 번 꽃을 피운다는 사실 너머 꽃이 피면서 죽음을 맞이한다는 재미있고 슬픈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문무충효절이라는 오상을 상징하는 감나무

감나무의 잎은 글을 쓰는 종이가 된다 해 문(文), 나무가 단단해 화살촉으로 쓰였다고 하여 무(武), 과실의 겉과 속의 색깔이 같아 충(忠), 노인도 치아 없이 먹을 수 있다 하여 효(孝), 서리가 내려도 늦게까지 나무에 매달려 있어 절(節)을 의미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평소 감흥 없이 지나쳤던 감나무가 앞으로는 좀 더 특별하게 보일 것 같습니다. 

열매를 맺기위해 무르익는 계절, 가을


듬성듬성 자라나있는 잎들 사이 우리는 햇빛과 하늘을 더 잘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잎이 떨어지는 계절과 동시에 다시 꽃과 열매가 피어나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으로
그 속에서 아름다운 것들을 바라보며 우리 힘내보아요.



울림을 주었던 다른 참여자분의 이야기. 여백으로부터 쉼을 느낄 수 있었던 박노수 화백의 작품과 그의 정원 속 식물들의 이야기 그리고 계절을 바라보는 다른 이의 따듯한 시선을 함께 들을 수 있어 더욱 특별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게 만드는 가을바람, 오늘은 박노수 미술관에서 가을을 느껴보는 것은 어떠할까요? 

<간원일기> 전시가 진행되고 있는 박노수미술관 전시공간 정보


🔆 전시기간 :  2024년 5월 10일 ~ 2025년 3월 30일 / 체험프로그램 종료

🔆 입장료: 어른(3,000원), 청소년(1,800원), 어린이(1,200원)

🔆 전시장소 :  박노수미술관(종로구)

🔆 전시관 내부 촬영 불가

🔆 전시공간:  공간 안 계단있음, 정원 턱있음 / 엘리베이터 없음

🔆 접근성: 휠체어 대여 불가 / 시청각 자료 문의: 02-2148-4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