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리는 못 참지!

2024.08.02(금)

너무 재미있게 관람한 전시 <사투리는 못 참지>는 지역의 고유한 정체성을 담고 있는 방언을 주제로 현재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진행되고 있어요.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영상과 음성으로 생생하게 지역 언어를 접할 수 있고 옛 문헌과 

문학 작품 속에 나타나는 방언과 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디자이너들의 작업물 등 다양한 기록 자료들을 통해 말맛, 

언어의 문화에 대해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방언별 시각 양식

언어의 특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면?

포스터에 보이는 패턴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지 궁금했던 분 계시죠?  이는 방언을 듣고 음성과 억양의 높낮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둘둘 돌려서 말하기 때문에 잘 들어야 이해할 수 있다는 충청도 언어문화의 특징도 담겨있다는 도슨트 선생님의 설명이 기억에 남아요. 



보이지 않는 언어의 다양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는 점과 전시장 곳곳에 아이덴티티를 표현하여 정적인 공간에 

현대적 그래픽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더욱 인상 깊게 느껴졌습니다.

어떻게 서울말이 표준어가 되었을까요?

1912년 '보통학교용 언문 철자법' (오늘날 초등학생 맞춤법 교재)이 공표되면서 표준어와 방언이 나뉘게 되었고 방언은 비공식적인 말로 여겨졌으며,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방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더욱 강해졌다고 합니다. 



정보통신기술, 인터넷 발달로 온라인 플랫폼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사람들이 지역 방언을 사용하며 자신의 정체성과 

문화를 표현하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변화로 방언은 단순 지역적 언어가 아니라 그 지역만의 개성 있는 언어와 문화로 인식되고 있지요. 

서울말에도 사투리가 있다고 하는데 미묘하게 늘어지는 부분과 말끝에 '~요' 억양 차이가 느껴지기도 했어요.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까 하여 관련 영상을 가져왔습니다.

웃음 짓게 했던 '팔도의 말맛' 구간에서는 특정 주제에 각 지역 사람들은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그들의 언어적 표현과 

억양, 어휘 등 특징들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이야기하는 화자에게 시선을 유도하는 센스까지 인상 깊었어요. 

같은 경상도 사람이라도 지역에 따라 쓰는 표현과 억양이 달라 화제가 되었던 부분을 볼 수 있는 구간에서는 화면을 

통해 그 차이점들을 쉽게 알아 볼 수 있어요. 

문학 작품 속 방언 

옛 문학 작품들과 잔잔히 흘러나오는 음악, 풍경 영상들이 비쳐 과거와 현대를 한곳에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 

2부에서는 작가가 남긴 문학 작품 속 방언과 타지인이 남긴 방언 기록물들을 볼 수 있습니다. 



아래 왼쪽 서적은 박목월 시인의 '이별가'에서 경상 방언'뭐라카노(뭐라고 하는 거니?)'를 시에 그대로 사용합니다. 

오른쪽 서적은 프랑스 영사이자 중국어 통역 서기관이었던 카미유 앵보-위아르가 프랑스인들의 조선어 교육을 위해 

저술한 한국어 학습서입니다. 5 페이지 5번째 줄 Allumettes 를 '독갑이불(도깨비 불)'이라고 쓰여있는데요, 이는 성냥을 의미합니다. 

문서들을 관람하고 뒤를 돌아보면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문학 작품 속 방언을 재해석하여 시각화한 작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작품 앞에 놓여 있는 소파에 앉아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혀주는 빗소리와 함께 천천히 감상해 보세요. 

캐어 모으는 사람들

2010년 유네스코에서 제주어를 '심각한 소멸 위기 언어로 지정했다고 해요. 문영은 학예연구사언어는 여러 요인에 의해 사라지기도 하고 새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과정을 기록해 두지 않으면 오래도록 기억하기 힘들다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지역 방언의 개별적 특성이 약화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3부에서는 소중한 언어문화를 보호하기 위해 언어를 찾고 연구하시는 분들의 발자취를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는 인터뷰 녹음테이프, 낡은 노트와 서류, 급하게 적은 흔적이 보이는 담뱃갑 등 다양한 기록물들이 전시되어 있어요. 문화가 사라지지 않도록 기록해두는 연구원분들 덕분에 이렇게 전시를 통해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기록 공간을 지나면 나타나는 서재에는 경상도, 전라도, 제주도 버전으로 해석된 어린왕자 도서를 읽을 수 있어요. 

서문에서부터 각 지역의 개성이 느껴지는데 듣는 것과 직접 문체로 보는 느낌은 많이 달라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박물관에서 재미있게 즐긴 전시 <사투리는 못 참지!>는 10월 13일까지 진행되오니 시간 되시면 관람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아이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게 전시되어 있어 함께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같은 층(3층)에서 한글로 다양한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체험 전시 공간 '한글 놀이터'도 진행되고 있는데 사전예약제를 우선 적용하고 있어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고 가시길 추천드려요.

<사투리는 못참지!>전시가 진행된 국립한국박물관 공간 정보 


🔆 엘리베이터 있음

🔆 넓은 전시공간, 턱이 없어 휠체어 수용 가능 (전시 진행되고 있는 3층 전시관 기준)

🔆 전시기간 :  ~ 10월 13일 / 무료전시

🔆 계단 오르기 힘드신 분들은 아래 빨간색으로 표시된 출입구를 찾으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