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몰러가 방문한

힙노시스: 롱 플레잉 스토리 전시

2024.06.08(토)

서촌에서 힙한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오랫동안 음악과 디자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힙노시스 스튜디오의 이야기를 그라운드 시소가 어떻게 전해주고 있을지 기대하며 전시관에 방문하였습니다. 섹션별 주제에 따라 메인 
컬러로 분위기를 조성해 작품들을 돋보이게 하고 중간중간 작품과 연결된 조형 요소들로 공간을 감각적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전시 장르에 따라 공간을 어떻게 연출해서 보여줄지 궁금해 매번 찾게 되는 전시공간이에요. 

'힙(Hip) 하고 지적인(Gnosis)존재' 힙노시스 라는 의미처럼 깊이 들여다보고 생각하게 만들어 준 작품들을 볼 수 있었는데요 가장 재미있었던 점은 음악, 영화, 미술 등 여러 분야에서 영감받은 것들을 그들만의 해석 방법으로 새롭게 시각화한 작품들이었습니다. 많은 작품들 중 인상 깊이 본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힙(Hip)하고 지적인(Gnosis) 존재

아티스트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앨범커버, 힙노시스가 제작한 앨범 커버에는 멤버들의 이미지가 
크게 담겨 있지 않고 밴드 음악에 대한 그들만의 시선과 느낌을 표현하고 있어 더욱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이들의 첫 앨범 커버 작품인 핑크 플로이드  'A Saucerful of Secrets, 1968'는 연금술 관련 책에서 본 판화와 닥터 스트레인지 행성 도안을 인용해 우주 속 풍경들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흑백 작업으로 진행했지만 추후 수작업으로 채색을 추가했다고 해요. 멤버 사진 또한 음반사의 요청으로 후속작업으로 추가되었다고 합니다.  

The Dark Side of The Moon Artwork, 1973


힙노시스의 이름을 널리 알려지게 만든 작품 중 하나로 전시공간에 이들이 앨범 커버를 완성하기 위해 진행했던  A, B, C안 작업물들을 전시되어 있습니다. 진행한 작업물들의 과정을 보며 옛날이나 지금이나 시안 작업과정은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다양한 스타일의 작업물을 보는 재미난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작품은 <The How and Why Wonder Book of Light and Colour>라는 책에 
설명되는 감각 프리즘을 통해 한 줄기의 백색광을 무지개색 스펙트럼으로 쪼개는 방법에서 영감받아 작업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Wish You Were Here, 1975
Wish You Were Here, 1975

영감은 어디서 어떻게 다가올지 아무도 모른다

핑크 플로이드 <Wish You were Here, 1975> 백 커버에는 음반사 사람들의 도덕성에 대해 비판하는 의미가 담긴 작품을 볼 수 있어요. 아래 작품들을 보면 이들은 주로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í)와 같은 초현실적 화가들의 작품들로 영감받기도 하고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와 같은 추상적인 표현에 
영감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영감받은 것을 이들만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나란히 볼 수 있다는 점이 본 전시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인 것 같아요.


앨범 그 이상의 것

아티스트 없는 아티스트 앨범 커버 

프랑스 작가 제라드 드 네르발(Gerard de Nerval)은 티보라는 애완 랍스터를 길렀고 이 랍스터와 산책하는 모습에 

영감받아 제작된 작업으로 이처럼 누군가의 예상치 못한 행동을 관심 있게 바라보고 그 시선을 다른 이들에게 

공유함으로써 또 다른 재미를 주기도 합니다.

Dirty Deeds Done Dirt Cheap, 1976

사적인 영역에서 여러 비도덕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허름한 모텔 앞 사업가, 폭력배, 남학생, 가수, 

간호사가 서있고 그들의 눈을 가려 표현하고 있습니다. 출연진의 눈을 가린 표현은 국내 유명 영화를 통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1976년 당시에도 이런 과감한 표현은 엄청난 이슈를 불러일으켰을 것 같아요. 

The Nice Elegy, 1971

오브리 파월(Aubrey Powell)은  '종이 위로 끄적인 상상을 현실로 옮길 능력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입증 했던 작품' 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사하라 사막의 모래 언덕 능선 위로 늘어진 빨간 공들을 보며 어떤 이유로 작업이 진행되었는지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궁금하게 만드는데요, 힙노시스 작업물에는 이렇게 작품의도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작품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들만의 생각과 의도가 가득 담긴 작업물도 있고 특별한 의미 없이 진행된 작업물도 있었지요.  

"자신만의 이야기와 해석을 만들어 보세요"라는 그의 메세지를 통해 특별한 의미가 없는 작품이라도 그것을 보는 

관람객들의 시선으로 또 다른 의미와 그 이상의 것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영감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한 전시 <힙노시스: 롱 플레잉 스토리>. 여러분은 전시를 보고 어떤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으셨나요?  


힙노시스: 롱 플레잉 스토리 전시가 진행된 그라운드 시소 서촌점 공간 정보


🔆 엘리베이터 있음(이용 가능 문의 필요) / 1층~4층 전시 진행 

🔆 전시 공간 너비가 넓어 휠체어 수용 가능

🔆 전시 전반에 턱 없음(3층 야외 전시로 가는 동선에 턱이 있지만 통창 너머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요)

🔆  유료전시 : 15,000원(일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