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OiNG 3월 기록

DDOiNG 3월 기록

2024.03.29(금)

"이리 와, 안아 줄게. 오늘 밤은 길거든"

도서 <긴긴밤> 에 나오는 주인공 노든이 건네는 메시지를 시작으로  3월 한 달간 기록을 남겨봅니다. 


3월 한 달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다소 정신없이 보냈던 것 같습니다. 운이 좋게 평소 관심 있었던 교육을 들을 수 있게 되었고 이른 아침부터 진행되는 수업과 너무 어려운 내용에 포기할까 싶기도 했지만 훨씬 나이가 많으신 분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며 다시 마음잡고 교육을 듣고 있으며, 가끔씩 커피챗 신청이 들어와 만남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10년 차 PM님의 연락은 저도 깜짝 놀라기도 했고 많이 배우기도 했습니다. 저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을 
가져봅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생활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초대받은 감사한 일도 있고 지인으로부터 마음 아픈 소식을 접하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의 3월은 어떤 한 달이였나요? 

날씨가 점점 따듯해지고 있는데 마음에도 봄이 찾아 왔으면 좋겠습니다. 

3월 한 달간 공유한 콘텐츠를 보면 UI 용어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다루었습니다. 질문을 받기도 했고 저도 실무를 하면서 알게 된 것들을 정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업로드하였습니다.  화면 설계를 하는 디자이너도 계시는데 종종 관련 콘텐츠를 공유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자료들을 보시고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아래 링크를 통해 자유롭게 이야기해 주세요.  

UX 스터디는 4월 중순 (14일 혹은 20일 예정)에 함께 스터디 하실 분을 모집하려고 합니다. 

제가 요즘 교육으로 정신이 없는 상태라 정리가 되면 스터디 모집글을 올리겠습니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해요😊  

#3월의 영화


<다가오는 것들, 2016>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

영화는 고등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나탈리가 자신의 삶을 마주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는 자신을 마주하는 것, 남편의 외도, 가족의 죽음, 시대의 변화 등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들을 마주하는 그녀의 행동이 인상 깊었습니다. 엄마의 투정에도,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는 남편의 말에도, 제자로부터 자신의 신념을 존중받지 못하는 상황에도 그녀는 격정적인 감정을 보이지 않습니다. 자신이 어찌할 수 없음을 받아들이는 
그녀와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지켜내고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과거의 제 모습을 돌이켜 반성해 보기도 하기도 하고 앞으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하였습니다. 


중년의 나이에도 자신에 대해 고민하며 살아가는 나탈리를 통해 현재 자신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해서 이상한 것이 아니며 혼란을 겪고 고민을 하는 과정자체가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알아가는 과정이니 괜찮다고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아 괜스레 위로를 받기도 했던 영화.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2022>


"내 삶의 주연 역할은 무엇일까"

의과로 진학했지만 심리학으로 전공을 바꾸고 사진을 배우다 서점에서 일하고 때때로 글을 쓰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고자 노력하지만 여전히 확신하지 못하는 율리의 이야기.  영화 포스터의 장면은 동거인 남자친구를 두고 파티에서 
호감을 가진 남자를 찾아가는 상상 속 장면인데요, 결국 율리는 남자친구 악셀에게 헤어짐을 표합니다. 악셀은 그녀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지만 그녀는 물음에 쉽게 답하지 못합니다. 율리는 여전히 확신이 없습니다. 그녀는 주체적인 삶을 원하지만 사랑에 의지하며 연인과 자신을 비교하기도 하며 정체성에 혼란을 갖습니다. 


"내 인생의 조연 역할을 하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하는 그녀가 이해가 가면서도 이해가 가지 않았던, 사랑에 있어 주연과 조연 역할을 정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자신의 삶을 살아감에 있어 저런 감정을 느껴본 적이 있기에 그녀의 고민에 더욱 감정이입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율리는 자신만의 방향을 찾았을까요?

#3월의 도서


<사랑의 모양> 


동료로부터 선물 받았던 도서로 어느 날 정원에 핀 꽃과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그림책입니다. 처음에는 깊이 생각하지 못했던 내용을 독서모임에서 다른 분들의 해석을 통해 깊은 의미를 찾아낼 수 있었던 도서입니다. 


다양한 모양의 사랑, 사랑이 아니더라도 물건, 업무 등 요소에 너무나 많은 애정과 관심을 주다 보면 건강하지 않은 모습으로 만들어지게 되는 것 같아요. 건강한 관계를 맺고 사랑을 하고 일을 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선'이 필요한데 이 또한 노력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이겠지요. 참 노력해야 할 것들이 많은 것 같아요. 노력하지 않고 얻어지는 건 뱃살뿐인것 같습니다. 😂


<긴긴밤, 2021>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표할 수 없는 먹먹한 감정과 함께 몇 번이고 앞장을 들여다보게 되었던 
도서.  코뿔소와 펭귄의 모험 이야기로 그들의 여정에는 현대인의 고통, 슬픔, 사랑의 모습들이 담겨 있습니다. 아름답지 않은 상황에서도 버텨내야 하는 이유를,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검은 길에도 끝은 있음을 그러기에 꿋꿋이 걸어 다다르기를 응원해 주고 있는 도서. 




마음에 담긴 문장들 



"노든, 복수하지 말아요. 그냥 나랑 같이 살아요"
내 말에 노든은 소리 없이 울었다.
노든이 울어서 나도 눈물이 났다.
우리는 상처투성이였고, 지쳤고, 엉망진창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살아남았다.
세상에 마지막 남은 하나가 되었지만 복수를 할 수 없는 흰바위코뿔소와
불운한 검은 점이 박힌 알에서 목숨을 빚지고 태어난 어린 펭귄이지만
우리는 긴긴밤을 넘어 그렇게 살아 남았다. 



"너는 펭귄이잖아 펭귄은 바다를 찾아가야 돼."
"그럼 나 그냥 코뿔소로 살게요. 노든이 세상에 마지막 하나 남은 흰바위코뿔소니까
내가 같이 흰바위코뿔소가 되어 주면 되잖아요.
(...)
내 부리를 봐요. 꼭 코뿔같이 생겼잖아요. 그리고 나는 코뿔소가 키웠으니까,
펭귄이 되는 것보다 코뿔소가 되는 게 더 쉬워요."

"너는 이미 훌륭한 코뿔소야. 그러니 이제 훌륭한 펭귄이 되는 일만 남았네."
"나를 혼자 보내지 말아요."
"이리 와. 안아 줄게. 그리고 이야기를 해 줄게. 오늘 밤 내내 말이야. 오늘 밤은 길거든.
너는 파란 지평선을 찾아서, 바다를 찾아서, 친구들을 만나고, 우리 이야기를 전해 줘." 

'내 삶은 내 것이지만, 또 나만의 것은 아니기에' 심사평의 말 처럼 그렇기에 우리는 살아내야함을. 

긴긴밤을 견뎌 내 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봅니다. 


그 곳에서는 아무 걱정 없이 평온하게 지내기를.